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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좋아 2021. 9. 22. 11:36 Posted by 빠오징(寶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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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액, 혈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에 다른 물질이 섞여 맑지 않으면 '탁하다'는 말을 한다. 의학적으로 얘기하면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지방질 성분이 많은 것이다.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를 고지혈증, 여기에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까지 감소했다면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부른다. 모두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 혈관이 막히는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 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 채식 위주 식사 하는데... 콜레스테롤 높은 이유가?

콜레스테롤을 얘기할 때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데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왜 그럴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우리 몸속의 콜레스테롤은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간에서 생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도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이 생합성되거나, 몸속에서 콜레스테롤이 효과적으로 제거되지 못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 고기 안 먹어도... 라면, 과자 즐기는 경우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포화 지방산이나 트랜스 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을 수 있다. 라면, 과자, 빵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포화지방이 포함되어 있다. 가공식품의 포장에는 유통기한이나 원산지, 원재료 등에 관한 정보 외에도 중요한 정보가 적혀 있다. 바로 영양표시다.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 등의 함량과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표시돼 있다. 건강을 위해 반드시 영양소 구성표를 살펴보고 먹을 것을 선택해야 한다.

◆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많으면... 기름진 음식, 고기 피해야 하나?

혈액 콜레스테롤의 상당 부분은 간에서 생합성되고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환자라고 해서 기름진 음식, 고기 등의 섭취를 절대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지나친 열량을 섭취한다는 측면에서 피해야 하지만, 일정량의 지방 섭취는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또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도 적정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고기도 먹어야 한다. 지방이 적은 살코기를 먹거나 고기 대신 꽁치,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닭가슴살 등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탄수화물 음식 적게 먹고 가공식품 줄여야

국수, 빵, 밥 등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혈액 속의 중성 지방을 줄이는데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케톤체가 증가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주고 뇌로 가는 포도당의 감소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포화지방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와 버터 등 동물성 지방에 많지만,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만든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에도 들어 있다. 포화지방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늘리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예방-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줄여야 한다. 빵, 과자 등에는 트랜스 지방이 많은 제품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빼놓을 수 없는 운동... 빨리 걷기가 안전

규칙적인 운동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몸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고 살도 빼준다. 이상지질혈증 예방-관리에 효과를 내 심장병, 뇌졸중을 막아 사망률을 낮추어 준다. 혈압도 떨어지고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빨리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씩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걷기-달리기 번갈아 하기,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줄넘기, 테니스 등 각자의 형편에 맞게 선택한다. 빨리 걷기가 가장 쉽고 비용이 들지 않으며 비교적 안전하다. 걷기 중 비탈길이나 계단을 오르면 근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 고지혈증약 중도에 끊지 말고 오래 복용해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면 이제 약을 끊어도 될까?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중도에 끊지 말고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 때 조절목표에 도달했다고 지레짐작해 약을 끊으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약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먹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고지혈증 약은 오래 복용해도 중독되는 일은 없고 내성이 생기지도 않는다"면서 "당뇨병약 등 여러 약을 먹더라도 고지혈증약도 꼭 복용해 안전한 수치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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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의 차이나는차이나]
혜초, 인도에서 와칸 지나 돌아와
당 제국, 아랍 연합군에 패해 몰락
'제국의 무덤' 원조는 탈라스 전쟁
마르코 폴로 "내노라 할 전사들"
아프간, 일대일로 찌를 단검 우려

혜초와 고선지의 아프간 와칸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프가니스탄 와칸회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베이징 자금성의 고궁박물원에서 전시 중인 당삼채 도자기. 당시 실크로드를 오가던 낙타를 탄 서역인이 보인다. 신경진 기자

“새도 날아가다 깎아지른 산에 놀라고
사람은 좁은 다리 지나기 어렵구나.
평생 살아가며 눈물 흘리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천 줄기나 뿌리는구나.
(鳥飛驚峭嶷/人去難偏樑/平生不捫淚/今日灑千行).”

신라 승려 혜초(慧超, 704~787)가 실크로드 여행기 『왕오천축국전』에 남긴 시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공인 국경 92.45㎞와 맞닿은 와칸 계곡을 건너며 노래했다. 혜초가 지날 당시 와칸은 불교 문화가 꽃피는 호밀(胡蜜)로 불렸다. “차가운 눈 더미는 얼음에 얼어붙었고, 차가운 바람은 땅을 쪼갤 듯 사납다…파미르 고원을 어찌 넘을 것인가”라며 두 번째 시도 남겼다.

혜초의 실크로드 여행은 723년 중국 명주(明州, 지금의 닝보)에서 출발해 727년 장안(長安, 지금의 시안)에서 끝났다. ‘세상의 지붕’으로 불리는 파미르 고원 아래 호밀국을 지나며 “산골짜기에 살아 집이 협소하고 가난한 백성이 많다”며 “승려도 있고 절도 있어 소승(불교)이 행해진다”고 적었다.

실크로드의 십자로 아프간은 불교로 중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군대가 부딪쳤다. 747년 당(唐) 현종(玄宗, 685~762)이 고구려 유민 고선지(高仙芝, ?~755)에게 기병과 보병 1만을 주며 파미르 원정을 명했다. 당과 경합하던 티베트 강국 토번이 세력을 넓혀 당의 서역 경영을 방해하자 내린 결정이다. 지금의 신장(新疆) 쿠차에 있던 안서도호부를 출발한 고선지는 카쉬가르와 타쉬쿠르간을 지나 아프간의 와칸(호밀), 파키스탄 접경인 길기트(소발률), 발루치스탄(대발률)을 차례로 정복했다. 와칸 남쪽 길기트에서는 왕과 부인인 토번 공주까지 포로로 잡았다. 고선지는 승전보를 상관을 무시하고 황제에게 직보했다. 화가 난 상관이 고선지에게 “개의 창자를 먹는 고려노(高麗奴)”라 욕했다고 『구당서』가 기록했다.

중국의 314번 국도에서 바라본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국경 와칸 계곡의 끝자락. [사진=위키피디아]


파미르 승전의 공으로 안서사진 절도사(총독)에 임명된 고선지는 751년 중국 세력에 맞선 아랍 아바스 왕조 연합군과 아프간 북쪽 키르기스스탄의 탈라스에서 맞붙었다. 탈라스 전투는 당 제국의 진로를 바꿨다. 안사의 난(755~63)이 이어지며 쇠락이 시작됐다.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영향력은 쇠퇴하고 이슬람이 휩쓸었다. 티베트가 세력을 확장했고 톈산 북방 초원은 투르크계 민족이 장악했다. ‘제국의 무덤’ 아프간에 당 제국이 첫 희생양이 됐다.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다시 와칸 계곡을 지났다. 몽골 제국이 유라시아의 맹주로 휩쓸 때다. 1271년 베네치아에서 출발한 마르코 폴로는 “보칸(Vocan, 지금의 와칸)이라 불리는 사방이 사흘 거리밖에 되지 않아 그리 크지 않은 지방에 도착했다”며 “주민은 마호메트를 신봉하고 나름의 언어를 갖고 있으며 내로라하는 전사들”이라고 『동방견문록』에 기록했다. 이슬람이 바미얀의 불교 문화를 대체했다. 탈라스 전쟁의 결과다.

탈레반의 귀환은 탈라스 전쟁을 되살린다. 중국 싱크탱크 안바운드의 설립자 천궁(陳功)은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에 최근 ‘당 왕조와 아프간, 제국의 무덤’이란 기고문을 싣고 “고대 실크로드를 부활시키려는 중국의 비전, 즉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는 아프간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라시아 대륙을 섬에 비유하면 심장부는 중국·러시아·인도와 같은 주변부 강대국이 아닌 아프간이라며, 아프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 대륙의 지배적 영향력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8세기 당 제국의 철수와 마찬가지로 구시대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아프간=제국의 무덤론’을 당 제국으로 확대했다.

1979년 12월 31일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규탄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성명과 사설이 실려있다.

아프간의 전략적 가치는 1979년 소련의 침공 당시 중국의 공식 성명에 잘 나온다. 그해 12월 31일 자 인민일보에 실린 규탄 성명은 “소련의 아프간 침공은 인도양으로 남하해 해상 통로를 통제하기 위한 절차이자 석유 생산지를 착취하고 유럽을 우회 포위하며, 세계 패권을 도모하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사설은 “소련의 군사 점령은 히틀러식 ‘신질서’일 뿐, ‘외세 위협을 물리쳤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에 이어 소련은 아프간 침공 10년 뒤 퇴각했다. 미국은 20년이 걸렸다. 중국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왕원빈(王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아프간은 영웅의 나라, 역사상 굴복한 적이 없다. 중국은 아프간에 손해를 끼칠 생각이 없고, 아프간 역시 중국에 손해를 끼칠 생각이 없다”는 1964년 마오쩌둥이 베이징에서 모하마드 자히르 샤 아프간 왕을 접견하며 남긴 어록을 인용했다. 마오가 당의 좌절까지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을 듯하다.

아프간의 길쭉한 와칸 계곡에 지난 10년간 미국은 50㎞의 도로를 닦았다. 와칸은 ‘일대일로’로 부활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화약고 신장을 찌르는 단검이 될까? 일단 압둘 살람 하나피 탈레반 정치국 부장(副長)은 2일 우장하오(吳江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통화에서 일대일로 참여를 희망했다. 하지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탈레반이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와 공포 통치와 내전 격화로 난민·테러·마약이 인접국으로 번지는 비관적 시나리오는 여전히 모두 가능하다”며 “신장 독립을 노리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라는 중국의 역린을 아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은 모두 중국에 부담”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이 와칸은 군대로 막을 수 있겠지만, 타지키스탄과 파키스탄을 우회하는 유입까지 막으려면 ‘일대일로’ 역시 주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총국장

☞와칸 계곡=와칸 회랑으로도 불리는 아프간 북동부의 동서 400㎞, 남북 3~5㎞의 좁고 긴 계곡 지형. 고대 실크로드의 십자로로 현장·혜초·고선지·마르코 폴로 등이 지나갔다. 미국이 아프간 재건의 목적으로 와칸에 500만 달러를 투자해 50㎞의 도로를 건설 중이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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